빡샘의 고군분투 학원기 잡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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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빡샘의 고군분투 학원기잡썰:야단치는 아이.^^빡샘의 고군분투 학원기 잡썰 2020. 12. 5. 17:28
맘과 중2녀석이 같이 상담을 하러왔다. 딱 한숨을 돌리더니 맘이 자신의 아이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다. 불만내용은 딱 한가지 시간을 함부로 노는 것-주로 게임, 너튜브 등-에 낭비하면서 공부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얼굴을 보니(학원가에 오래있다보면 얼굴만 봐도 대충 공부에 관심이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공부와는 거리가 멀다. 천진난만한 모습이 의 기질이 다분하다. 이런 녀석이 엄마의 하소연이 끝나자 갑자기 목소리를 높인다. "엄마!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내가 공부만 못하지 단 한번도 사고를 친적이 없잖아. 그리고 우리가 00동에 힘들게 이사온 것은 형아가 공부를 잘해서잖아. 글고ㅠㅠ 어떤 집은 둘다 못하는 집도 많아. 우린 하나라도 잘하잖아. 엄마 욕심을 버려^^ 그리고 공부잘한다고 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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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빡샘의 고군분투 학원기잡썰:<진지하게>이 책으로 가르쳐주세요??빡샘의 고군분투 학원기 잡썰 2020. 12. 3. 23:40
어느 집단에서나 시험을 치르게 되면 등수와 성적은 있기 마련이다. 모든 학원들의 로망은 상위권이 아니더라도 제대로 학습의 태도를 지닌 아이들을 지도하고 싶다는 것이다. 학원은 보육원 ㅠㅠ!이 아니다. 교과와 무관한 출석과 태도, 숙제와 복사물로 골머리가 앓다보면 인생살이가 힘들어진다. 교과수행평가와 쪽지시험 대비까지 당연시하는 부모들도 학원강사들을 미치게 만든다. 이런 불합리한 요구조차도 묵묵히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은 것은 학원가가 불황이고 몇몇 기반이 튼튼한 지역학원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학원들이 수강생의 감소를 몸으로 느끼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이러한 사정을 우리의 멋진?맘들은 잘도 이용한다. 학원을 개원한 초장기.. 한명의 수강생도 간절한 시기였다. 한 예비고1 맘이 너무도 당당하게 내원을 했다.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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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빡샘의 고군분투 학원기잡썰:환상적인 쿠폰수강료빡샘의 고군분투 학원기 잡썰 2020. 11. 29. 22:49
내가 있었던 학원의 맞은편 수학학원 원장님과는 사이가 좋았다. 우리학원은 영어전문이고 마주보는 그 학원은 수학전문에다가 원장님이 성격이 워낙 호탕하고 외모 또한 출중한 산적스타일이라 나와는 자주 티타임을 갖는 사이였다. 불경기와 원생이탈로 서로간의 고민이 많았던 어느 날 호탕하신 원장님의 얼굴이 빨갛다못해서 뻘겋게 흥분감으로 폭발직전이셨다. 학원문 바로 옆에서 앉아계시는 모습은 흡사 전장을 바라보는 장비ㅠㅠ의 풍모가 느껴졌다. 넌지시 사연을 물었다. 답은 정말 황당했다.^^! 학원비가 2개월치 밀린 수강생이 있었는데 집도 꽤 여유롭게 여겨졌다고 한다. 그런데 전화상으로 수강료이야기를 하니 그 어머니께서 직접 오셔서 돈이 없다고 하면서 자신이 운영하는 설렁탕집 식권으로 수강료를 납부하고 가셨다고 한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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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빡샘의 고군분투학원기잡썰:감동어린1+1샌드위치빡샘의 고군분투 학원기 잡썰 2020. 11. 28. 17:05
학원가에 있다보면 어쩔수 없이 편견이 생긴다. 아무것도 안해도 이쁜 녀석들이 있고, 보고만 있어서 짜증?이 나는 녀석들이 있다. 제법 먼곳에서 버스를 타고 오는 녀석이 있었다. 중3 남학생^^ 성적은 약간 상위권에 속하지만, 소심하고 말이 없어서 다른 녀석들에게 존재감이 없었던 녀석^^ 항상 조금 일찍와서 멍때리고 때로는 지나가는 비행기를 보고 무엇인가를 기대하는 눈빛?을 지닌 녀석^^ 그날도 그런식으로 턱을 괴고 앉아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녀석에게 나는 선물받은 ABC초코릿 몇개를 건냈다. 녀석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면서 감사합니다를 조용히 기도하듯이 읍조렸다. 그리고 며칠이 흘렀다. 역시나 녀석은 항상 조금 일찍와서 책을 펴고 자신만의 세계를 창문 너머 허공에 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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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빡샘의 고군분투 학원기잡썰:찐일찐과의 한판(배가고프다)빡샘의 고군분투 학원기 잡썰 2020. 11. 27. 22:45
학원이 많이 자리잡은 건물에서 근무하다보면 내 학원만이 아니라 다른 학원에서의 우픈?소식들도 간간히 듣게 된다. 물론, 친분이 생기는 학원장님과 샘들도 자연스레 생기기 마련이다. 예전 신00 학원가에 있었던 시기의 일이다. 아래층 작은 수학교습소를 운영하는 기혼의 여샘이 있으셨다. 여장부의 기질과 예리함을 갖춘 A급 샘으로 기억한다. 그 샘도 처음에는 자리잡기가 참으로 힘들었다고 한다. 초창기 힘든 시절 아이들을 가리지 않고 받아서 특히, 힘들었다고 한다. 타학원에서 요주의 인물로 꼽히는 녀석들을 살기?위해서 받아들이고 나니, 주객이 전도되었고 부모들마져 안하무인이니 답도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드디어 결전?의 날 ㅠㅠ을 경험하게 되었던 것이다. 소위 문제녀석들의 짱(1진으로 추정??)이 숙제를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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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빡샘의 고군분투 학원기잡썰:찐귀차니즘의 극치빡샘의 고군분투 학원기 잡썰 2020. 11. 25. 20:50
내가 지도했던 중학교 2학년 남학생.... 얼마나 귀차니즘에 쩔어있었는지 학원에 오면 가방을 맨채로 수업을 들었고 학원교재도 거의 학원에 두고 다녔다. 물론 실력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ㅠㅠ 볼펜도 나에게 빌려서 사용했고, 가능하면 학원에서 숙제를 다 해결했다. 남아서 대충이지만 ㅠㅠ 녀석은 집에가서도 거의 교복을 벗지 않는다고 한다. 이유를 물어보니 내일 입을 건데 뭐하러 벗느냐는 것이다. 물론 교복을 입고 침대에 누워서 잤다. 한 5분이라도 더 잘 생각으로... 일어나서 대충세수와 식사를 마치고 미친듯이 학교정문을 향해서 돌진한다고 많은 목격자들이 증언한다. 녀석은 오직 금요일에만 교복을 벗었다. 그래서 인지 교복이 많이 헐었다. 지금 녀석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그러나 게임만은 정말 애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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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빡샘의 고군분투학원기 잡썰:혹시 우리아이 찐천재?빡샘의 고군분투 학원기 잡썰 2020. 11. 21. 19:43
학원가에 있다보면 다양한 상담을 하게된다. 상담이라는 것이 자신의 의문점을 해결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지만, 학부모 특히, 맘들의 상담은 그런것이 아닌 경우가 많다. 자신의 생각을 확인받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하다. 맘들의 드러나 생각대로 맞장구를 쳐주면 등록확률이 높아지지만, 냉정하게 응대하게 되면 등록은 물건너간다. 그래서 상담에 특별한 재능?이 있으신 분들은 적당히 환상을 심어주고 맞장구를 쳐주는 능력이 탁월한 분들이시다. 물론, 지역마다 대기번호를 지닌 학원들의 사정은 완전히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 맘은 중3인 큰 아들이 이미 학업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중1 둘째 아들에게 기대를 몹시?하고 계셨다. 상담내용은 둘째의 가능성과 실력에 대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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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빡샘의 고군분투학원기 잡썰:성적 떨어졌어요?빡샘의 고군분투 학원기 잡썰 2020. 10. 20. 23:11
등록한 기간이 얼마되지않은 여학생 항상 풀이죽어있고 무엇인가에 홀린듯이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빠져들지는 못하고 그저 불안한 눈빛으로 단지 지문과 어휘를 스쳐지나치고 있는 듯한 어설픈 느낌으로 무장한 그런 사춘기 고1소녀ㅠㅠ 정확히 보름을 다녔을 때 그 학생의 어머님으로 부터 전화를 받았다. 내용은 성적이 떨어졌어요??? 오잉! 무슨 성적 ???? 내신은 커녕 모의고사 한번 본적없는데 무슨 시험성적?? 나는 당황해서 무슨 시험을 보았는냐고 어쭈어보았다. 답은 의외로 담담하면서도 당당하게 내귀속으로 울렸다. 집에서 어머니께서 1주일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다양한 모의고사를 보는 데 이번 주 영어성적 그것도 독해부분에 취약함이 들어났으니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해 달라는 너무도 당당하고 당연한 듯한 음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