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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경제의 객관적인 모습과 중장기투자의 지표
    왕초보주식쟁이 2008. 2. 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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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은 최근 도이치증권사에서 스티브 마빈 도이치뱅크 전무와 제가 나누었던 대담을 요악한 것입니다. 마빈은 최근 한국증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Q1. 스티븐 마빈 하면 항상 한국증시의 최후의 비관론자라고 하는데 실제 본인의 생각은?


    저는 절대로 비관론자가 아닙니다. 저는 2003년 여름부터 2004년 말까지 줄곧 한국 증시에 대해 bullish한 view(낙관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 한국 언론에서 저에게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죠. 저는 단기적으로 1년에 대해서는 한국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장기적으로 3-5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view(전망)를 가지고 있습니다.


    Q2. 어떤 부분이 비관적으로 보이는지... 어떤 부분이 긍정적으로 보이는지...


    한국 수출은 미국 ISM (Institute for Supply Management: 미국 공급관리협회 지수) index와 correlation(상관관계)가 큽니다. 그런데 현재 미국 버냉키가 미국의 수요를 늦추려는 정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ISM index(지수)가 slow-down하게(정체되게) 되는 경향을 보이면 한국 수출도 그에 따라 같이 slow-down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하게 됩니다.

    한국의 가계에 대해서도 현재 bullish하다고 보기가 어렵습니다. 최근 3년 동안 임금인상은 크게 차이가 없고, 거기에 비해 내야 할 세금은 늘고 또한 콜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함에 따라 부채상환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용의 수가 점차 늘어나긴 하지만 이것도 불안정합니다. 고용은 세금과 부동산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들이 한국 경제에 비관적인 이유가 될 수 밖에 없는 거죠.

    설비시설과 건설투자를 보자면 (capital expenditure: 자본지출) 현재 관련 선행지수들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제조업체들의 수익도 6분기째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주 많은 양의 데이터를 읽고 비교분석 하는데, 그 데이터를 보면 현재 bullish한 view를 가지고 있기가 어렵습니다.


    Q3. 지표의 기대지수, 부정적 요소 가지고 있지만 신흥시장의 여건은 어떻습니까? 머니게임이라는 생각은 안드십니까?


    유동성이 넘쳐서 머니게임이라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주식시장의 rally를 자세히 보면 두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한 가지는 2003년 봄부터 2004년 말까지 진행된 펀더멘탈에 의한 rally입니다. 즉, 기업의 건전한 수익에 의해 증시가 움직인 rally였습니다. 그러나 2004 이후에는 시골의사가 말씀하시는 money game에 의해 시장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펀더멘탈보다는 한국 시장에 새로 접하는 new, unseasoned money(경험없는 자금이)가 증시를 주도하기 시작했고 그 근원은 주로 미국쪽으로부터 오는 것이었습니다.



    Q4. 한국증시가 저평가라는 인식에 동의하십니까? 아닙니까? 그렇다면 이유는?


    한국 증시가 저평가 되었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보통 저평가되었다고 얘기할 때에는 상대적인 평가를 하게 됩니다. 이 때에 보통 PER와 같은 비율들이 사용되는데요 한국의 PER가 싸게 보이는 것은 착시현상입니다. 이 착시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로는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한국 기업들은 보통 분기보고서, 사업보고서를 발표할 때에 연결기준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연결재무제표는 일년에 한번 정도 나옵니다. 연결기준으로 보면 일반적으로 수익이 비연결에 비해 낮게 나오는 편이기 때문에 연결기준의 PER비율들은 비연결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둘째, 한국 기업들의 공시가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개선되었지만 그래도 선진국에 비해서는 제때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셋째, 한국의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문제입니다.

    넷째, 재벌과 같은 대기업들의 비효율적인 자본구조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다섯째, 한국 정부가 ‘원’을 의도적으로 싸게 가져가려고 개입하는 것을 시장에서 알고 있기 때문에 한국 증시가 discount를 가지고 trading하는(저평가되어 거래되는) 것 입니다. 원을 약하게 가져가는 것은 당시로서는 최선의 정책이고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그 정책을 너무 길게 끌어서 외국 시장에서 이를 알고 discount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이 다섯 가지 원인 중에서 재벌과 같은 비효율적인 기업 자본 구조가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모든 기업들이 재벌과 같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신세계는 아주 바람직한 기업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세계는 재벌의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고 주주가 아닌 경영진이 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신세계는 다른 나라의 질 좋은 기업들과 유사한 비율로 trading되고 있는 것입니다.



    Q5. 주식시장은 경제와 맞물리는 것인데. 그렇다면 한국 경제 긍정적이지 않다는 입장입니까?.. 그 이유는?


    한국 경제가 그리 나쁜 편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단지 현재 한국 경제는 미국으로부터 오는 유동성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liquidity junkie(유동광적인)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걱정입니다. 미국으로부터 오는 유동성이 사라지면 한국 증시도 따라서 하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세계적 자금 유동성에 따라 주가의 조정이 불안정 합니다. 앞으로 적어도 12개월 정도는 이런 상태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지만 점점 미국 경제에 의존하는 의존도가 낮아짐에 따라 3-5년 장기적으로 볼 때는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의 미래는 좋아 보입니다. 내 짐작이 틀리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한국이 외국 투자자들에게 투자하기가 좋은 나라로 바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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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내용은 박경철씨가 블로그에 올린 스티브 마빈씨와의 대담내용입니다.
    한국의 거시경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제3자의 시각을 확실하게 알수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수치만이 아니라 우리경제 전반이 처한 문제를 내정하고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단타매매가 아닌 중장기 투자를 계회하고 계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좋은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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