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위기 속 미 구제금융안 통과 기대
대안 기축통화 없어 위기때 수요 더 커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처지인 미국의 달러가 유로화에 대해 사상 최대 폭으로 치솟는 등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30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오후 3시51분께 유로당 1.4081달러에 거래돼 전날의 1.4434달러에 비해 가치가 2.5% 올라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최대로 상승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유럽의 금융위기 확산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의회가 7천억달러의 구제금융안을 결국 통과시킬 것이라는 기대 등이 겹치면서 유로화 대신 달러화를 사려는 수요가 몰린 때문이라 보고 있다.
달러화의 가치 급상승은 이달 들어 일본 엔화를 제외하고 전 세계 주요 통화에 대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나빠지면 그 나라의 통화가치는 떨어지는 것이 상식인데, 100년 만에 최대 금융위기에 처한 미국의 달러화가 급등하는 것은 왜일까.
먼저 최근 금융위기와 구제금융 사태로 달러 유동성이 경색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가 여전히 세계 기축통화인 상태에서 미국이 구제금융 등에 달러를 쏟아부으면서 달러 유동성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올해 들어 이달 중순까지 이미 557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고 <
워싱턴 포스트 > 가 29일 집계했다. 올해 가용할 수 있는 연준의 재원은 모두 9780억달러로, 앞으로 6210억달러를 더 쓸 수 있다.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의 25%(
국내총생산 기준) 정도를 차지하는 유일한 '초대형 경제단위'(Large Economy)라는 점도 있다. 미국 경제는 세계 경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라는 것이다.
모건스탠리의 저명한 애널리스트인 스티븐 젠은 '달러 스마일' 이론을 제시하며, 미국 경제가 경착륙하면 다른 나라의 경제는 더 큰 타격을 받아 달러 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반면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면 달러화는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의 위기는 다른 나라에게는 더 큰 위기를 의미해, 이들 나라에서 돈이 빠져나와 오히려 미국 재무부 채권(TB)을 사려는 달러화 수요가 급증하게 된다. 아무리 큰 위기가 와도 미국 만큼 안전한 곳(Last Resort)은 없다는 믿음이 달러화의 아이러니를 빚어내는 것이다.
변상호 기자
byeonsh@hani.co.kr "금품귀, 30년새 최악" 900달러선
전성시대 부활 "2년내 1천달러로" "금이 바닥났다."
돈 많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으로 대거 몰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금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웃돈을 얹어줘야 금을 구입할 수 있는가 하면, 수요가 폭증해 금화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30일 런던 현물시장에서 금은 온스당 900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신청 이전에 비해 25%나 오른 것이라고 < 파이낸셜 타임스 > 가 보도했다. 또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12월 인도분 금값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신청 사흘 전인 지난달 11일만해도 온스당 745.50달러에 그쳤다. 하지만 30일에는 온스당 880.80달러로 거래가 마감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100달러 이상이 껑충 뛰었다.
< 블룸버그 뉴스 > 는 1일 올 4분기 금값이 온스당 평균 900달러를 기록할 것이며, 내년에는 온스당 950달러, 2010년에는 1천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금융시장의 이슈는 단기간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금'의 전성시대를 예고했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런던 금시장협회(LBMA)의 연례 회의에서 금융인들은 최근 투자자들이 '전례없는' 수준으로 금괴와 골드바(bar), 금화 등을 싹쓸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레미 찰스 금시장협회 회장은 "지난 30년 동안 이런 시장 상황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협회 중역은 "금 보관소 직원들이 연일 초과 근무를 서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선 온스당 웃돈을 25달러까지 얹어줘야 금을 살 수 있다"고 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 제련소와 오스트리아 조폐국은 금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주말까지 연장근무를 계속했다. 지난주 '아메리칸 버팔로 금화'의 판매를 중단한 미국 조폐국은 "금화 공급을 2배로 늘렸지만, 실제 수요는 3배로 늘어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금 수요 폭증이 이미 보석 수요를 억누르고 있어 가격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재산보전'을 더 많이 걱정하게 된 투자자들 사이에선 향후 가격 전망이 첫번째 고려 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고 < 파이낸셜 타임스 > 는 전했다.
황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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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와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에서 금값이 그 천정을 모르고 치솟고 있습니다.
지구촌이 실감이 나듯이 우리들의 경제상황도 이렇게 하나로 묶여서 회전을 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