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눈을 즐겁게 하는 역할만 하던 그린 인테리어의 시대는 끝났다. 웰빙 트렌드에 발맞춰 그린 인테리어는 이제 네모난 콘크리트 안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왔다. 아파트 베란다의 텃밭과 공간마다의 초록 식물은 정서적인 안정은 물론 육체적인 건강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이론이 이 화두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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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식물의 잎은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제공한다. 이론적으로 화초에 물 1ℓ를 주었을 경우 산소 600ℓ가 만들어지고, 이산화탄소 600ℓ가 제거된다. 결국 값비싼 공기청정기 대신 집안에 녹색식물을 기르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얘기다. 녹색 식물의 놀라운 생명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화초는 훌륭한 가습기이다. 식물이 실내 공간의 5~10%를 차지할 경우, 습도는 20~30%나 올라간다. 이 이론은 25~30평 아파트에 1m 높이의 잎이 달린 녹색 식물 4~5그루만 있으면 가습 효과를 발휘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낮에는 광합성을 하니까 공기가 맑아지지만 밤에는 호흡 작용으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어 오히려 몸에 해롭지 않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불필요한 걱정이다. 식물의 호흡을 통해 만들어지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광합성에서 제거되는 이산화탄소의 양보다 훨씬 적기 때문. 그래도 걱정이 된다면 밤에도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선인장류를 침실 등의 생활 공간에 놓아두면 거뜬하게 해결된다.
대한민국 최고의 전통 조각보·자수 작가인 김현희씨의 집은 아파트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한 가드닝이 펼쳐진다. 50여 년이 넘도록 마당 있는 주택에서만 살다가 아파트로 이사한 지 일년. 마땅한 마당이 없는 삭막하고 답답한 아파트지만 어릴 때부터 친구처럼 지내던 화초를 떼어놓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이사하자마자 베란다 가든 만들기에 착수했다.
흙에서만 키우던 식물을 화분에 키우려다 보니 제대로 자랄 수 있는 화초를 선택하는 일은 모험이었다. 처음엔 물이 졸졸 흐르는 돌 용기에 바이올렛, 남천, 율마, 선인장, 스타트 필름 등 까다롭지 않은 것들을 올망졸망 심었다. 매일 시든 잎과 꽃을 따주고, 흙이 마르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통풍 잘 되도록 신경 쓰면서 조금씩 종류와 개수를 늘려나가 지금의 모양새를 갖추게 되었다. 현재 이 화려한 정원의 주인공들은 그녀의 일년 넘는 아파트 생활의 동반자이다.
1. 거실과 베란다는 꽃길로 연결된다. 빛의 방향에 따라 식물의 배치를 바꾼다. 2. 평상시엔 베란다에서 키우는 환타지아. 손님 맞을 때는 꽃꽂이 대신 거실을 화려하게 빛낸다.
정원을 예쁘게 가꾸는 그녀의 요령은 냉정하고 철저하다. 실망시키는 식물은 가차없이 제거하는 것. 살려보겠다고 미련을 두다가는 옆에 있는 다른 화초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므로 바로 포기하는 편이 멀리 보았을 때 훨씬 현명하다는 것이 경험을 통해 내린 판단이다.
하지만 원하는 대로 꽃을 피우지 못한다고 해서 무조건 내치는 건 아니다. 또한 철마다 새로운 화초로 싹 개비해버리는 일은 없다. 앞에서 말했듯이 그 화초의 ‘싹수’를 보는 눈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히아신스는 그 생명력을 인정받아 한 겨울인 요즘 그녀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식물 중 하나다. 겨울에 꽃을 피우는 히아신스는 개화 기간이 일주일 정도이다. 꽃이 지면 잎을 잘라내고 살짝 말린 다음 구근만 통풍되는 바구니에 담아 냉장고 야채실에 보관한다. 이것을 꺼내서 물에 담그면 다시 싹이 올라오면서 꽃을 피운다.
겨울 식물은 해가 잘 뜨고 통풍이 잘 되는 창가 쪽으로 옮겨 키워야 한다. 또한 집안에 놓아둘 경우 진드기 등 벌레가 생기므로 가끔 약을 쳐줘야 한다. 아주 추운 날은 창문을 열고 통풍시키면 화초가 얼어버릴 수 있으므로 문을 닫고 미니 선풍기를 살살 틀어주는 것도 방법.
겨울철에는 날씨가 춥기 때문에 화초를 실내에 두는 경우가 많은데, 온도가 너무 높으면 벌레가 생기고 시들기 쉽다. 따라서 겨울철 화초 관리 온도는 10~15℃ 선을 유지하는 게 좋다. 햇살이 따스한 날, 오후 1~2시 정도에 창문을 열어 햇볕을 쪼이거나 환기를 시킨다. 직사광선은 화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에 피하고, 잎을 황갈색으로 바꿀 수 있는 온풍기는 멀리해야 한다.
특히, 난은 겨울철 일정 기간 동안 저온을 유지해야 정상적으로 성장하며 예쁜 꽃을 피울 수 있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난을 키우는 경우 가능하면 햇빛을 가려주고 낮에는 창을 열어 저온 관리를 해줘야 한다.
화초에 물을 줄 때에는 배수 구멍으로 물이 새어 나올 정도로 흠뻑 주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겨울철에는 물주는 횟수를 줄여 비교적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관엽식물의 경우 여름철에는 사흘에 한 번, 겨울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가 적당하다. 겨울철 물을 자주 주면 뿌리가 썩어 검은 반점이 나타날 수 있고, 오후 늦게 물을 주면 뿌리가 얼어버릴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겨울철에는 비료를 최대한 피한다. 부득이하게 겨울철 꽃을 피우는 화초에 영양제를 공급할 경우엔 식물에 닿지 않도록 주의할 것.
겨울철이나 불볕더위가 한창인 시기에 가습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청소나 청결관리가 미흡한 경우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라리 녹색식물을 잘 배치하면 생명력과 건강 그리고 조경이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볼수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