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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살아도 못살아도 세월은 간다. 좀 더 돌아보고 좀 더 차분하게 자신의 삶속에 가감이 없이 살아가자.반드시해라 2014. 7. 28. 19:59반응형
식모라고 불리워진 이름 그 소녀
고향 4월에는
진달래가 피고 벚꽃이 피고
고향 5월에는
길섶의 찔레향이 흩으러지게 피어 있었지
고향 6월에는
들판에 보리가 누렇게 익어 가고 있었지
어쩌다 고향 생각이 날때
열세살 소녀 희님이라는 이름의 소녀 얼굴이 떠오른다
집안이 가난해서 열두살이 되던해에
부잣집에서 일을 해주고 처녀가 되면
시집을 보내 준다는 조건이 붙여저 식모살이를 하던 그 소녀
벌써 오십년도 훌쩍 넘은 옛이야기가 됐다
내가 열여섯살때 몸이 아파서 중학교 3학년때 한해 쉴때가 있었다
몸이 약한 나는 항상 심심해서 대문밖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 구경하는게
낙이었다 그때 희님이라는
어린 아이의 일하는 모습에서 용기를 얻었던 나였다
열세살 이라는 소녀 희님이는 개울가에
많은 빨래감도 가져와서 빨래를 했었다
여름날엔 절구통에
절구질로 보리방아를 찧기도 했는데 열세살 아이가 어떻게
힘든일을 했었는지 지금 생각을 해도 신기한 생각이든다
요즘 열세살 아이들은 어릿광짓 하기에도 바쁜 철부지 나인데-
어느날
그 희님이 식모살이 하던 소녀가 다른곳으로 갔는지 보이지 안했다
궁금 해서 그 뒷소문을 알아봤더니 그 부잣집에 청소를 하다가
귀한 장식용 항아리를 금 가게 했는데 주인모르게 그 사실을 숨기다가
훗날 주인에게 들켜 쫏겨 났다는 것 참 안됐다 가엾다 마음이 아팠는데
그해 겨울에 그 장식용 항아리를 금가게한 장본인이 양심 선언을 했다
서울에서 학교다니는 딸 금이가 희님이 소식을 듣고 마음 아파 하다가
방학때 엄마에게 그 항아리 금가게한 사실 이야기를 했다는 소문이다
그뒤에 그 억울한 누명을 쓰고 쫏겨 났다는 희님이 소식은 들을수 없었고 세월가니 모두 고향을 떠나 살게되니 잊혀진 옛 이야기가 됐다
벚꽃길 걸으면서
문득 오랜 옛날 희님이 생각에 그 소녀도 지금 늙은 할머니가
됐을것이라는 생각이-- 지금도 살아 있는지 안부가 궁금 해진다
요즘 세상이야 억울하면 억울하다고 대들고 따질수도 있지만
그 시절엔 왜 그랬을까?
힘없는 사람들이 죄를 뒤집어쓰고 억울하게 당하고도
억울함을 평생안고 살아 갔었는데--
그래 그래
지금세상엔 CCTV란것 잘 나왔어 힘없는 사람에게 힘되어주는 CCTV
아침에 그 억울함을 안고 살 희님이란 소녀의 평생 안부가 궁금 해진다
보리 방아도 찧고 개울가에도 손빨래도 하고
크면 시집 보내준다는 조건으로 살았던 힘없던 식모 소녀 희님이
어린시절 소녀의 꿈도 없이 일만해야 했던 식모라는 이름의 굴레
지금 그 소녀도 할머니가 돼서 어느 하늘 아래서 살고 있겠지 --
4월에 피는 꽃들이 그 소녀의 안부를 전해주듯
바람에 꽃잎이 내리고 있다
그 고생 고생도 모르고 살던 식모란 이름속의 소녀
그 희님이라는 열세살 소녀 안부가 무척 궁금해지는 아침이다
잘살아도 못살아도 세월은가고 그 가는 세월속에 슬픔도 기쁨도
감춰두고 지금껏 살아온 우리들의 삶이 아니던가
지금 그시절 그 사람들이 하나 하나 순서 차례도 없이지구를 떠나고 있으니
2013년4월10일 아침
<詩庭박 태훈의 해학이있는 아침중에서>억울함과 미안함이 뒤엉킨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아주 작은 삶의 조각들이 모여서 인생이 된다.
돌아보면 우리는 후휘없이 살아간다.
돌아보면 우리는 자신의 합리화에 많은 시간을 보내다.
그러나 삶은 냉정하고 어쩌면 차갑게 자신의 길을 만들고
그 길은 다름의 조각난 삶들을 이어주고 있다.
그래서 우연은 없다.
내가 경험하고 행하는 모든 일들이 인생이라는 거대한 항해의
일부분이 되기 때문이다.
세상에 우연은 없다.
때로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원만이 대상이 되고 때로는
아무런 영문도 모른체 칭찬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인생은 공평한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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