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은 바람이래.
자식은 바람이래.
내 몸 빌어 이 세상에 나온
한 줄기 꽃바람이래.
자식이라는 귀한 알맹이 하나
이 세상에 내 보낸
바로 그 순간부터
나는 그만 껍데기가 되고 만 거야.
빈 소라 껍데기지.
귀에 대면 늘
한 줄기 바람 소리가 들려.
바람 한 줄기
이 세상에 내보내고
나는 바람의 어머니가 된 거야.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바람의 어머니고
세상의 모든 자식은
한 줄기 바람이 되어
이 세상을 떠돌지.
때로는 부드러운 솔바람이 되고
때로는 매서운 꽃샘바람이 되고
때로는 애틋한 눈물바람이 되어
늘 가슴에서 가슴으로
불어대고 있지.
아침이 오면
내 어깨를 툭 건드리며
아침 인사 건네고는
저만큼 달아나고
한낮에는 산들바람으로
내 머리카락 흩날리고
해 저물면 저녁바람 되어
고물고물 내 안으로 스며들어.
자식은 바람이래.
단잠 속 아스레한 꿈길에서조차
내 마음의 문 밖을 서성이는
애잔한 바람 한 줄기….
*글:노은의 [이병 엄마의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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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불행은 욕심에서 비롯된다.
특히, 자식에 대한 욕심은 그 한계가 없다.
이 세상의 모든 부모들에게 자식은 특별한 존재라고 인식되어지고 사실 그렇다. 그러나 그것을 사회에 강요할수는 없다.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에게 특별한 존재라는 것은 그 자체에 본질에서 오는 것이지, 사회적 요구에 충족되어져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이의 사회적 경쟁력을 위해서 밤낮으로 뛰는 부모들에게 자식은 어쩌면 자신이 이루지 못한 무엇인가를 대신해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대리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불행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