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씨방에서 일을 하고 있는 저는
어느 날 꼬마 천사를 만났습니다.
손에 꼭 쥔 100원짜리 동전하나를 건네며
10분만 인터넷을 할 수 있느냐고 떼를 쓰기에
500원이 있어야 30분을 사용할 수 있다며
냉정하게 거절했습니다.
그래도 꼬맹이는
“형아, 저 100원밖에 없는데
10분만 하게 해 주시면 안돼요?”
라며 계속 생떼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내일 400원 더 가지고 오라고 타이르는데
갑자기 “저희 아빠한테 편지 써야 된단 말이에요”
라고 눈물을 글썽이는 것이었습니다.
“꼭 컴퓨터로 해야 되는 거 아니잖아.
편지지에다 쓰면 되잖아.”
“그럼 편지지에다 쓰면 하늘나라에 계신
저희 아빠가 볼 수 있어요?”
“어? 엉?”
하늘나라에 계신 아빠에게 편지를 써도 답장이 없어요.
컴퓨터는 모든 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으니까
하늘나라에도 편지가 갈 거라는 꼬마의 황당하고도 천진한 대답.
그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가슴이 찡 해져
자리를 하나 내어 주고
꼬마가 건네는 100원을 받았습니다.
정확히 13분이 지나서 꼬맹이가 다가와 말을 건넸습니다.
“형아, 저 다 썼어요. 하늘나라에 보내주세요.”
“응. 알았어.”
* 그 꼬맹이가 쓴 편지 내용입니다.
하늘에 계신 아빠께,
아빠, 저 승우예요.
아빠, 거기는 날씨가 어때요? 많이 따듯해요?
아니면 많이 추워요?
여기는 너무 더워요.
아빠, 진지는 잡수셨어요?
저는 조금 전에 할머니가 밥 차려 주셔서
콩나물이랑, 김치랑 먹었어요.
아빠, 이제는 제 편지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어제 할머니 약 사 드리고 남은 돈 100원으로
피씨방에 와서 아빠한테 편지 쓰고 있어요.
아빠 너무 보고 싶어요.
제 꿈속에서라도 아빠 보고 싶은데
저 잘 때 제 꿈속에 들어와 주시면 안돼요?
아빠 저 이제 그만 써야 돼요.
다음에 또 편지할게요.
세상에서 아빠가 가장 사랑하는 승우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빠한테 드림
<모셔온 글>
시간이 흐를 수록, 우리가 무엇인가에 풍족함을 느끼고 삶에 만족감을 느끼는 듯한 착각을 할수록 우리는 무엇인가를 잃어갑니다.
명심하세요.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당신이 공짜라고 생각한다면 어쩌면 당신의 영혼이 그 대가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