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이는 사람을 구했다. 용감한 행동으로 사람들로부터 많은 칭찬을 받고 있으며 방송에도 출연했다. 방송을 펑크낼 정도로 인순이는 몹시 바쁘고 ‘얼짱’ 지하철녀로 통할만큼 얼굴도 예쁘다.인순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해 배운 게 짧다.사람을 죽인 전과도 있다.‘ 이것은 KBS 2TV 수목드라마 ‘인순이는 예쁘다’의 주인공 박인순(김현주 분)의 드라마 속 이력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엄마에게 버려져 가난한 할머니 손에서 자란 인순은 어린 시절 실수로 저지른 살인으로 ‘살인전과자’라는 주홍글씨와도 같은 낙인을 달고 다닌다. 출소 후 새출발을 하려 해도 그녀의 이름 앞에 놓인 ‘전과자’라는 수식어는 번번이 그녀를 괴롭힌다. 그녀만의 강점과 진심은 이내 묻혀버리고, 20여년 만에 처음 만난 엄마마저도 그녀를 외면한다. 때문에 누구보다 긍정적이고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인 인순 역시 때로는 세상의 벽 앞에서 무너지고 눈물 흘린다. 세상의 벽은 홀로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두텁게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인순이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그녀의 또 다른 이름은 지하철녀. 지하철에서 추락한 취객을 구하는 장면이 인터넷에 돌면서 졸지에 유명인사가 된 것이다.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화제를 쏟아내면서 이제는 길거리에서도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들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순이는 주변에 변해버린 시선과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혼란을 느낀다.
그토록 냉정했던 사회가 이제는 너무나 친숙하고 따스하게 다가오며 자신에게 환호하는 것이 너무나 의아하다. 자신은 변한것이 없는데 세상이 변했고 사회가 변했다. 사회적인 편견에 수없이 무너져버린 우리의 이웃들에게 환호성을 울려줄만한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일견 인순이가 불행하게 보일수도 있지만 어찌보면 자신의 삶을 역동적으로 개척하는 의지라는 측면에서 보면 일반대중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안전위주의 반복되는 생활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열정이 무엇이고 자신을 극복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인순이는 보여준다. 오히려 세상이 조롱거리가 되고 인순이의 눈에는 세상이 너무나 우스꽝스러워 보일수도 있다.
이 드라마에서 또 한사람 이쁜 사람은 김현주라고 생각한다. 짧지않은 연기공백기를 거치면서도 기존의 공주풍이 아닌 주인공의 역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이끌어내고있다.연기자로서의 고민과 의지가 인순이라는 역을 통해서 표출되고 있는 김현주씨를 보면서 한단계 진보한 연기자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과 더욱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연기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