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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좋은 집’이라고 말하면 2% 부족하다. 집과 전망이 별개로 느껴지기 때문. ‘전망 품은 집’이라고 써놓으니 그제야 흡족하다. 액자 속 그림처럼 ‘착’ 달라붙은, 그 집을 떠나서는 상상할 수 없는 전망이었으니 말이다. 전망 좋다고 소문난 동네만 엄선, 그 안에서 찾은 ‘전망 품은 집’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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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행도 씨네 집은 1층이지만, 매년 봄이면 환상적인 전망이 펼쳐진다. 연둣빛 잎사귀뿐 아니라 약간의 시차를 두고 꽃망울을 터뜨리는 수국, 철쭉, 나리꽃, 장미, 모란 등등…. 여기에 시스템 창에 바짝 붙어 자란 등나무는 화룡점정으로, 이 집 전망의 핵심이다. 이 근사한 등나무는 8년 전 이사 오기 전부터 이미 심어져 있었다고 한다. 몇 년 전에는 베란다 정원 한켠(왼편)에 키 작은 대나무를 넓게 심어 조금 색다른 전망으로 꾸며가고 있는 중이다. “맑은 날엔 앞쪽 작은 동산의 소나무들이 또 멋진 전망을 이룹니다. 남편은 8년 전 이 소나무들 때문에 이 집이 맘에 들었다고 그러더군요.” 이중창 대신 시스템 창호로 창을 하고, 커튼은 한쪽으로 몰아 최대한 전망을 확보한 것도 이 집의 전망이 시원해 보이는 이유. 베란다 난간을 떼내어 더욱 깔끔하게 처리한 것도 1층 사는 사람들이라면 눈여겨봐둘 만한 전망 살리는 방법이다.
바깥에서 본 조행도 씨네 집 특히 조행도 씨네 전망이 좋았던 이유는, 화단이 거실과 거의 평행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 밖에서 봤을 때는 약간 높은 곳에 위치,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 금상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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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가 있는 풍경’을 찍기 위해 찾아간 적이 있었던 유은경 씨네. 그때 정작 피아노보다 눈길을 잡아끈 것은 마치 액자 속에 담긴 것 같은 동작대교의 모습이었다. 다른 한강변 아파트에서 보면 다리가 시선과 직각인 경우가 대부분인 데 비해, 이 집에서 보이는 동작대교는 창문을 가로지르는 느낌. 주변 아파트들과는 달리 반도아파트가 정남향이 아닌 동남향으로 살짝 돌려 세워졌기 때문이라고. 유은경 씨 또한 역시 ‘전망’ 때문에 이 집을 선택한 케이스. 처음부터 베란다가 확장되어 있었기 때문에 전망을 위해 따로 공사할 필요는 없었고, 다만 커튼 대신 불투명 격자 유리문을 설치해 깔끔한 기분을 줬다. 약간 시야가 좁아진 느낌도 없지 않지만, 반대로 이 때문에 ‘선택된 전망’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은 있다. 밤이 되면 휘황찬란한 불빛이 들어오는 동호대교에 비하면, 월드컵 때만 잠시 반짝반짝거렸던 동작대교는 수수한 편. 그래도 지하철 4호선 전동차들이 환한 불빛을 머금고 지나다녀 밤 전망도 지루할 틈은 없다고 한다.
1 거실에서 바라다본 한강 모습. 참고로 이 전망은 12층에서 바라다본 것이다. 2 하루 종일 바쁜 강변북로가 내려다보이고, 강 건너로 보이는 저층 반포주공아파트가 정겹다. 날씨가 좋은 날은 강 건너 국립묘지뿐 아니라 관악산도 앞산처럼 보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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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중앙공원은 기존 지형과 오래된 나무들을 최대한 보존해 만들어진 공원. 봉긋한 앞산에 가려져 전망이 시원하지 못한 서현동 쪽보다는 수내동 쪽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좀 더 시원하다. 산을 배경으로 한 울창한 나무들, 넓은 광장, 주변을 돌아 흐르는 실개천, 장엄하게 뿜어오르는 시원한 분수 물줄기까지, 진부한 표현이지만 한 폭의 그림이다. 단 하나, 아쉬운 부분이라면 앞베란다 쪽이 아닌 뒷베란다 창 전망이라는 것. “이쪽 아파트들은 다 공원을 뒤로 하고 앉아 있어요. 요즘 짓는다면 당연히 전망 따라 거실 위치를 정할 텐데, 10년 전만 해도 ‘향’을 더 중시했던 모양이에요.” 집주인 권남희 씨의 말이다. 아쉬운 대로 뒷베란다를 확장하고, 철제 난간을 떼어버리고, 시스템 통창을 달았더니 그런대로 만족스럽다고 한다. “지난겨울, 폭설 내린 적 있었잖아요. 그때 여기 설경 정말 대단했어요. 하루 종일 창밖만 내다봤다니까요.”
1 12층 뒷베란다 쪽에서 내려다본 전망. 분당 중앙공원이 한눈에 시원스럽게 들어온다. 2 경주 안압지 축조 양식을 이용하여 만든 분당호, 경복궁 경회루와 창덕궁 애련정을 본떠 만든 돌마각과 수내정은 예스러운 기운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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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팰리스도 어느 동, 어느 향이냐에 따라 전망이 다 다르다. 동향집인 이현주 씨네는 앞이 트이고 양재천과 대모산이 한눈에 보이는 등 타워팰리스 중에서도 특히 전망이 좋은 편. 맑은 날은 한강부터 잠실 너머까지도 육안으로 또렷하게 보인다. 가깝게는 도곡동·대치동·개포동 등 최고의 금싸라기 땅들이 발아래 세상이 된다. 전망 자체가 입체지도이기 때문에 지도를 펼쳐볼 필요가 없을 정도. 베란다 오른쪽 의자에 앉으면 도심 쪽이, 왼쪽 의자에 앉으면 길게 뻗은 푸른 양재천과 대모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만날 왼쪽 의자에 앉을 것만 같은데…. “삭막하다고 느껴지는 강남 빌딩 숲도 밤에 보면 불빛 때문에 멋져요.” 얘기를 듣고보니 그렇다. 이래저래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전망인 셈.
양재천을 중심으로 왼쪽이 대치동, 산 쪽이 개포동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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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 하면 ‘덕소’를 꼽을 정도로 덕소는 한강변에서도 전망이 좋은 곳. 덕소 중에서도 두산위브는 특히나 전망 좋다고 소문났는데, 이복금 씨네 집에 들어가보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그녀의 집이 강쪽 라인이기도 했지만). 전망을 최대한 끌어들이는, 즉 안방, 거실, 주방까지 전부 강쪽을 향해 있는 구조였던 것. 그녀의 집에서는 한강이 편안하게 내려다보였다(2층이었지만 다른 아파트 같으면 5~6층 높이. 두산위브는 한강 조망이 안 되는 밑부분은 빈 공간으로 놔뒀기 때문에 1층도 한강 조망이 가능한 높이). 높은 층이 아니라, 화단에 심은 나뭇가지의 흔들림과 나무 위에 지어진 까치집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눈을 좀 더 멀리 두면 강 건너 하남시가 보이고, 그 너머로 웅장한 검단산이 보인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양평으로 가는 강변도로가 한눈에 잡히는데 막힘 없이 질주하는 자동차들은 심심하지 않은 풍경을 제공한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차 한잔 나누며 담소를 나누고 싶어지는’ 전망이다.
넓디넓은 한강 너머로 하남시에 위치한 검단산이 우뚝 솟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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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 UN빌리지의 전망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전망 중의 하나. 동호대교와 한남대교 사이 강변북로 옆, 언덕배기에 가파르게 서 있어 위태로워 보일지언정 그곳의 전망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오히려 그렇게 쏟아질 듯 서 있기 때문에 군더더기 없는 한강 전망을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는 것. 그 언덕배기 꼭대기쯤에 자리 잡은 이 집 거실에서는 동호대교, 성수대교, 영동대교가 한눈에 잡혀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뷰를 보여준다. “아!” 하고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불빛이 하나 둘씩 켜지고, 동호대교에 불빛이 들어올 때면 집주인은 전망을 위해 실내 조명은 끄고 스탠드 불만 켜둔다고. 이 멋진 집의 주인은? 레몬트리 열혈독자라면 이미 알아챘을 것이다. 그렇다. 바로 인테리어 디자이너 최시영 씨(작년 8월호 레몬트리에 소개)네 집이다. | |
팟찌
전망과 멋진 공간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거실과 각 방의 개성이 넘치는 공간연출이 보는 이의 눈을 즐겁고 욕심나게 만드는 인테리어디자인 공간의
연출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