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졸업장, 어느 대학을 졸업했는냐가 삶의 중심을 차지하는 사회는 서서히 쇄락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망조가 들어가는 문화일수록 실력보다는 벌에 의존하게 된다.
파벌, 학벌, 혈연과 지연이 만들어낸 족벌 등.

그래서 더더욱 기를 쓰고 그 놈의 벌을 지니려고 혈안이 된다.
본질을 망각한 채.

이제 수능이 얼마남지 않았다.
대한민국에서 대학을 가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은 마치 발밑에 큰 칼을 달고 살아가는 것, 등에 큰 못을 꽂고 살아가는 것과 같다.
대학이 유리한 점을 제공한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대학졸업장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사회생활속에서 상처와 차별의 대상이 되고 있는지는 경험해본 사람은 다 안다. 그래서 기를 쓰고 대학을 가려하고 그것도 이왕이면 사교육비를 엄청나게 들이더라도 무조건 in Seoul을 원하는 지도 모르겠다.

이미 한국사회에서 대학은 단순히 고교시절에 부족한 전문지식을 위한 배움이 장이 아니라 신분이다.
이러한 대학을 위해서  아이들은 어린시절부터 자신의 생각과 무관한 교육을 받는다. 점점 사회가 고착화되면서 역전의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이러한 현상은 대학을 가서도 문제가 된다.
소위학력세탁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자신의 학부가 시원찮다면, 편입학이나 대학원을 통해서 또 다시 시간과 돈을 들여가면서 오로지 그 최종학력 증명서 한장을 위해서 열과 성을 다한다.

이렇게 학력공화국 대한민국은 젊은이들의 에너지와 열정을 소모적으로 낭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이미 사회적으로 과잉공급된 고학력인력의 질을 저하시키고 능력과 학력의 괴리현상을 가져온다.
다양한 스펙과 배경은 더욱 중시되고 한번 처지면 다시금 회복이 어려운 결정론적 사회가 되어가는 것이 바로 현실이다.

이는 역으로 대한민국을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국민간의 위화감을 어린시절부터 조성한다.
역전의 기회는 없어지고, 승자독식이 되면서 삶의 더욱 양극화된다.

그러나 역으로 형식과 배경 그리고 스펙을 갖추었지만, 창조적인 도전정신과 인내심이 없고, 사회경험이 부족한 이들을 대거 사회의 생산인구로 내어놓음으로써 사회는 역설적으로 인재부족에 시달리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인재의 결여이고 고만고만한 인물들의 경합이 되는 현실을 설명한다.
대학졸업장 만능주의가 누군가에게 아니 사회에게는 패배주의와 한탕주의를 가져오고 삶에 대한 재평가는 더욱 힘들게 한다.

졸업장보다는 그 사람의 심성과 능력이 중시되고 성실성이 인적인 평가이 중심이 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대한민국에서 자라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낙관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