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인생의 전환점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전환점을 너무나 쉽게 생각한다. 마치 항상 널여있는 편의점의 파라솔처럼.

병어 한 마리

병어 한 마리를 7,500원에 사 들고 온 아내가 의기양양해 했다. 절약 정신이 몸에 밴 아내는 내가 좋아하는 병어조림을 생각하며 몇 날 며칠을 재온 터였다. 그날 아침 밥상에 오른 병어는 장인어른과 나 그리고 아내의 몫까지 이렇게 3등분이어야 하는데 아무리 보아도 2등분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조림 냄비를 열어 보니, 아니나 다를까.. 아내 몫인 냄비에는 무만 잔뜩 이었다. 슬그머니 내 몫의 조금을 떼어 아내의 냄비에 넣으려 하니, 그 사이 눈치 채고 뿌리치는 아내의 손길이 얼마나 맵던지.. 이런 일로 실랑이 해 봤자 매번 그랬듯 당해내지 못할 걸 아는 나는 다시 제자리에 놓고 말았다. 평생 자신을 희생하며 가정을 꾸려온 아내. 지금까지 제대로 된 반지 하나 못 받아 본 아내. 장래 대비에 그저 모으기만 열심인 내 고집에 눌려서도 힘들지만 항상 격려해주던 아내. 나는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세상의 당신들이여, 오늘 저녁에 집에 들어가면 반드시 이 한마디를 하십시오. "여보...감사해요!" - 부부의 연은 말할 수 없는 깊이가 있지요. - 인연이라는 하늘의 섭리를 알지못하는 수많은 나이많은 아이들이 결혼을 아주 쉽게 생각합니다. 결혼은 인연과 연분이 조화를 이룬 삶의 가장 진솔하고 가장 멋진 연출입니다. 각자가 주인공이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