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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진박샘의 잡설.횡설수설:인생마지막 자식에게 뒤통수맞지마라.반드시해라 2024. 6. 29. 16:44728x90반응형
당신의 가장 소중한 존재인 가족이
당신노후의 리스크인 경우는 의외로 많다.
자식으로 인한 노후파산이나 노후빈곤은
대한민국노인의 비참한 현실이다.
별다른 걱정 없다가 노년의 삶이 급격히 힘들어진
순이할머니의 삶을 통해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순이 할머니는 금천구의 낡은 작은 단독주택에서
살고 있다.
몇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서 나름 재미지게 살고 있다.
작은 텃밭에서 야채도 가꾸고 주변친구들과
함께 어울려서 마실도 다니면서 나름의 노후를
즐기고 있다.
경제적인 부분은 약간의 연금과 남편이 남겨준
저축이 있어서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또 집과 관련한 부채도 없었다.
큰 아들은 결혼해서 중견기업에 다니며
맞벌이 며느리와의 사이에 아들 둘을
키우면서 힘들지만 안정적으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둘째인 큰 딸은
시집을 간지 얼마되지 않아서 아직 아이는 없지만,
부부가 맞벌이를 하면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는 인생살이를 하고 있었고,
막내딸은 아직 결혼전이지만, 직장이 다소
거리가 있어서 씩씩하게 독립해서 순이할머니에게
걱정거리가 되지않았다.
주변에서는 순이할머니를 부러워했다.
자식 3남매가 다 일인분씩을 하면서 부모속을
전혀 썩이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순이할머니의 인생에서의 극한전환점이
이런 평온한 삶을
향해서 다가왔다.
명절때나 가끔 연락이 오던 큰 놈이
요즈음은 부쩍 안부를 묻는 전화가 는다.
무슨일인가 싶지만, 아무일이 없단다.
가끔 뜸금없이 며느리도 집에 들른다.
지나가는 길이라고는 하지만,
전에 없이 손에 가득 무언가를 사서
냉장고를 채워놓고 간다.
이런 어색한 상황의 연속이 두달여가 지났다.
아들이 찾아왔다.
그냥 왔단다.
평일 그것도 대낮에..
회사는 어찌하고 왔냐고 물으니
머뭇거리다가 그만두었다고 한다.
지금 하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고,
개인적으로 생각했던 일을 해보려고 겸사겸사
그만두었다고 한다.
그동안 모은 돈, 퇴직금 등을 가지고 일을 해보려고 하는데
돈이 부족하다면 순이 할머니의 기색을 살핀다.
순이할머니는 통장을 보여주면 남은 돈은
필수지출항목을 빼면 겨우 70~80만원이
전부라고 말해준다.
그러자, 아들은 이미 알고 있다고 하면서도
역시 포기하지 않는다.
결심을 하고 왔는지, 잠시 머뭇거리더니 속사포를 날린다.
집을 담보로 대출을 좀 받아주면 자신이 은행이자는 물론 약간의 돈을 더
얹어서 순이할머니에게 주면 안되겠냐고 했다.
순이할머니는 처음에는 거절에 거절을 했다.
아들은 순순히 집을 나섰다.
나서는 뒷모습이 못내 허전하고 약해보였다.
그러나, 며칠 후 아들은 다시 며느리와 손주들을 데리고 찾아왔다.
물론, 주말이라 오랫만에 할머니에게 손주들을 만나게 해드리려고
왔다고 한다. 물론 순이할머니는 아들을 쏙빼닮은 손주들을 너무도
귀엽다..
잠시 후 며느리와 아이들이 시장을 간다고 나서고 아들은
다시금 순이할머니에게 지난번의 대출건에 대한 얘기를
꺼낸다. 순이할머니가 머뭇거리자 다시금 자신의 각오와 성공에 대한
확신이 섰다고 하면서 순이할머니를 재촉한다.
아들의 간절함과 지난번에 보았던 아들의 축처진 뒷모습이
겹쳐지면서 할머니는 흔들렸다.
그래 얼마나 필요하냐..
아들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1억정도라고 말을 이었다.
순이 할머니는 생각했다.
이 집이 땅이 좀 있어서 한 3억은 나간다는 말을
얼핏 부동산하는 김영감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그래 자식이 세명이니 한놈에게 1억씩 나누어준다고 생각하자..
알았다고 하면서 다음주에 같이 은행에 가자고 아들에게 말했다..
아들은 뛸 듯이 기뻐했다.
시장에서 돌아온 며느리도 기뻐했고, 두 손자들은 영문도 모르고
같이 덩달아 즐거워했다.
이렇게해서 순이 할머니는 빚이 1억이 생겼다.
한동안 아들은 대출이자에 한 10만원을 더해서 입금을 해주었다.
그런데 어찌 이 사실을 알았는지..
둘째인 큰 딸이 전화를 걸어서 오빠에게 돈을 해준일에 대해
따져물었다. 잘못되면 엄마의 일상이 무너질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생각해서 해주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해서 나름 평온한 일상이 지속되던 어느날
둘째인 큰 딸이 찾아왔다.
가끔 오기는 하지만, 이렇게 뜬금없이 찾아오는 경우는 없었다.
온다는 기별도 없이 어제 전화해서 오늘 집에있냐고 물어보더니
바로 찾아온 것이다.
분명 용무가 있을 것이다.
항상 신중했던 큰 딸은 절대로 함부로 행동하지 않는다.
계산이 빨랐고 행동이 신중했던 어린시절부터 항상 그랬다.
안부를 묻고 같이 커피를 마시고 있는 중에
딸은 잠시 생각에 잠기는가 싶더니 역시 용건을 꺼냈다.
이번에 집을 옮길 계획인데 옮기는 김에 아예 집을 작게나마 사서
이사를 가고싶다는 것이었다.
다만, 저축한 돈과 지금 있는 집의 전세금만으로는 부족해서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대출을 최대한 받아도 약간의 자금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래서 그 부족부분을 순이할머니가 좀 도와주면 안되겠냐는 것이다.
당연히 여윳돈이 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아는 큰 딸은 역시
그 오빠에 그 동생이었다. 엄마가 대출을 받아서 도와주면 이자와 약간의
돈을 얹어서 매월 주겠다는 것이다.
자신들은 추가부족분을 신용대출로 메워야 해서 금리가 높은데
순이할머니가 대출해주면 담보대출이니 금리가 저렴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이미 다 알아보고 온 것이었다.
오빠만 대출해준 것에 대해서 서운한 감정도 역시 묻어나는 분위기였다.
순이할머니가 조용히 그래 얼마나 필요하냐고 하니 딱 5천만원이면
된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순이할머니는 알았다고 하며 큰 딸을 보냈다.
다시금 빚이늘어나고 있는 순간이다.
다음 날 큰 딸을 앞세우고 역시 대출을 받았던 은행에서
추가대출을 받았다.
지금은 그나마 금리가 낮아서 자식들 부담이 덜할 것이고,
대출이자에 약간의 덤까지 더해서 준다니 어쩌면
우리자식들이 효자.효녀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져 들었다.
다음 날 막내딸에게 전화를 해서 그간의 사정을 얘기하니
막내는 펄쩍뛰면서 순이할머니에게
노년에 개고생문이 열릴수도 있다고
소리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왜 미리 얘기하지 않았냐고 다그쳤다.
그러나 순이할머니는 느긋하게
첫째와 둘째의 편을 들며 막내의 매정함을 탓했다.
그러나, 막내의 우려는 현실화되고 말았다.
금리는 대폭상승해서 1억5천에 대한 이자부담은
월 40만원 수준에서 70만원대로 인상되었고,
이자와 약간의 덤까지 얹어서 준다던 큰 놈은 사업이 힘들다며
오히려 죽는소리를 하면서 추가대출이 가능하냐고 넌지시
물어본다. 어이가 없었다.
둘째는 둘째대로 남편이 갑자기 이직을 한다고 직장을 대책없이
그만 두어서 다른 대출 이자갚기도 힘들다며 당분간 이자는
주지못한다고 당당히 선언했다.
갑자기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순이할머니는 하소연이라고 하려고 막내에게
전화를 하니, 막내는 돈빌려준 사람은 따로 있는데
바쁜 사람에게 전화한다고 오히려 퉁을 준다.
처음 몇달간은 버텼지만,
결국 생활비와 이자를 동시에 감당할수는 없었다.
순이할머니는 동네 친구들에게
부탁해서 식당설걷이 일을 주말에 격하게 하게 되었다.
내일모래 80의 몸으로 주말설걷이는 힘에 부쳤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집을 지키면서 생활을 하려면...
어디서 부터 어떻게 잘못되었을까를 오늘도
순이할머니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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