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고 지친 서민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었는데…. 동료들에게도 너무 감사해요. 동료 여러분, 비바람 불거나
눈보라치는 날 어려운 이웃들의 우산이 되어 주세요.
여보, 혜인아, 혜원아 미안해, 사랑해. 부디 건강하세요.”
부산 사하구 공무원 740여 명은 커다란 우산을 하나씩 받았다. 손잡이에 ‘건강하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우산을 갑작스레 받은 공무원들은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이내 누가 보낸 것인지 알고는 눈물이 앞을 가려 말을 잇지 못했다.
우산은 부산 사하구 구평동사무소에 근무하다 지난 12일 직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하옥례(37·여)씨가 동료들에게 보낸
마지막 선물이었다. 우산은 남편인 김명창(37)씨가 구청을
직접 찾아가 전했다.
하씨는 세상을 떠나기 전 남편에게 “가족, 동료, 친구들을 남겨두고 먼저 생을 마감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가려니 너무 아쉽다. 나라의 일꾼인 공무원으로서 힘들고 지친 서민들에게 힘이 돼 줘야 하는데… 먼저 떠나는 저 대신 세상의 우산이 되어 달라”는 사연과 함께 선물을 부탁했다.
하씨는 15년여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누구보다도 성실했고 일 처리가 깔끔해 동료들 사이에서도 칭찬이 자자했다. 2000년에는 주민등록증 카드 전산화 작업 공로로 행정자치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26일 집 인근 절에서 아내의 49재를 지내고 온 남편 김씨는 “아내는 그동안 도움을 주신 분들께 최소한의 답례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 아마 (하늘) 위에서 기뻐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권경훈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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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시간이 지난 글이지만 감동적이어서 다시 올려봅니다.
세상이 돌아가는 것은 비겁하고 이기적인 인간들보다는 그래도 묵묵히 사회를 위해서 헌신하는 분들이 많기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주기적으로 터지는 우울한 뉴스의 뒤면에서 이렇게 묵묵히
자신의 삶을 헌신적으로 보내는 사람들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 이 세상은 쓰레기를 버리고 오물을 던지는 사람들 보다는 그래도 우산이 되어주는 사람이 많아서 그나마 세상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