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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우리곁에 있다. 외면하지말자.세상살이 2021. 1. 17. 23:55728x90반응형
인간은 슬픔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존재인가?
신림동 고시촌에 위치한
미림여고인근 고시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을 때였다.
늦은 크리스마스이브
집으로 오기 위해서
시장방향으로 골목을 거쳐서
내려와 신림역가는 마을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상당히 매서운 추위에
모두들 앉고 싶은 욕심을 품고
삼삼오오 다소 종점에 가까운
마을버스정류장으로
모여들었다.
그런데 버스 정류장에서 한 두걸음 떨어져서
초등학교 1학년 정도의 여아가
5살정도의 남아의 손을 꼭 잡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아의 옷은 남루한 가디간이었고,
남자아이는 누가봐도
너무 큰 파카잠바였다.
그들은 연신 앞을 보면서
조막손을 꼭 잡고
장갑도 끼지 않은 채 두리번 거렸다.
마을버스가 내려오는 소리가
멀리서 들렸다.
우리들은 긴장하면서 마을버스에
오를 준비를 했다.
오늘은 꼭 앉고 말테다^^
그때 먼발치에서 어느 중년의 사내가 휘청거리며
검은 비닐봉지를 흔들며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아이들의 얼굴이 밝아졌다.
아빠다. 서로 손을 잡고
그 사내를 향해서 달려같다.
그 사내는 오.. 내 새끼들을 연방 외치며
꽤나 흥겨워보였다.
그러나, 그것도 한순간 흐느낌이 들여왔다.
나는 순간 놀라서 마을버스줄을
서는 것도 잊은 채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버스는 서서히 뱀처럼 허리를 휘청거리며
내려오고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줄을 만들었다.
나는 그 줄의 맨 끝에 마침표로 남으며
그 상황을 좀 더 지켜보았다.
사내의 일렁이는 울음소리..
그리고 여아의 아빠 달래는 소리.
영문없이 울상짓는 남아의
불편한 표정..
그 상황을 지금도 잊지못한다.
그리고 이제 또 한해의 첫머리를
살아가고 있다.
이 세상은 다양한 슬픔이 넘치고 있는데
지금도 가끔 그 슬픈가족의 모습이
겨울철에 불연듯 생각난다.
그 가족은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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