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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숨쉬는 공간 그러나 그 곳에 가벼움은 없다:이쁜집인테리어,건축디자인,인테리어코디인테리어&건축 2008. 5. 19. 18:31반응형
글/ 김용삼(월간 MARU Interior Design) 인테리어 디자인/ PDA(02-3785-2037, www.cchoi@pda-seoul.com)
기사제공 월간 MARU Interior Design
URL: :http://www.maruid.co.kr
빛바랜 시간의 감성으로 맑은 공간을 엮어간다.
건축가이신 아버지 덕에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디자인을 접하게 되었다는 디자이너 최영옥. 그 살아온 환경 때문인지, 섬유공예와 복식을 전공하였던 그녀였지만 어느새 건축을 자신의 천직으로 여기는 디자이너가 되어 있었다. 일본과 미국에서 인테리어디자인 데코레이션과 컬러&자재 디자인의 탄탄한 실무경험을 쌓고, 이제 국내에서 그녀의 끼를 유감없이 발산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그녀가 만들어놓는 색다른 디자인세계의 보따리를 조심스레 열어 보이고 있다.
새로움에 대한 갈증은 창의적인 공간을 엮어가는 튼실한 매개체가 되곤 한다. 디자이너의 색다른 디자인 감각이 한 설치작가의 예사롭지 않은 감수성과 만났을 때 빚어지는 다채로운 디자인색감. 그 충돌로 인해 야기되는 낯선 공간언어들은 그들 내면에 꿈틀대던 끼의 발현으로 옮겨져 자못 신선한 향기마저 불러일으킨다.
디자이너 최영옥과 설치미술가 김희경. 이 둘의 만남은 옥수동주택의 낯선 흔적 속에서 서로 교묘히 오버랩 되고 있다. 지은 지 14년가량 된 낡은 아파트, 디자이너의 손맛은 작가의 순수한 본성을 차분하게 이끌어 내고 있다. 굳이 인위적이지도 않고 무조건 채우려하지도 않는다.
언뜻 보기에 발가벗은 맨콘크리트의 회색빛 속살을 그대로 드러낸 40여 평가량의 주거공간의 모습은 작가 본연의 작품세계를 보는 듯 실감나게 다가온다.
디자이너가 풀어내는 공간의 빛바랜 듯한 흔적 만들기는 주거공간의 일상성과 충돌하며 그곳에 사는 작가의 삶을 넉넉히 담고 있는 셈이다.
말쑥하게 차려입은 모던함과 깔끔하게 정돈된 미니멀공간에 너무나도 익숙해져 버린 우리네 인테리어환경.
디자이너는 이러한 디자인만이 인테리어를 규율 짓는 모범답안이 아니라고 넌지시 이야기한다.
그녀의 말인즉, 가끔 벽에 온통 낙서를 칠하고 싶은 충동처럼 판에 짜여있는 듯한 스타일을 벗어나 무언가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하는 취지에서 주택디자인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보통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이상스럽게 보이는 설치작가, 닫혀있는 것을 지극히 싫어하는 엘리트형 남편. 이 부부의 독특한 취향은 디자이너 최영옥의 작업세계와 섞이고 어우러지면서 투박스럽지만 개성적인 스타일로 집안 곳곳에 오롯한 감성을 배어들게 만들고 있다.
맨콘크리트의 물성이 잔잔하게 풍겨내는 이색공간으로의 초대는 방문객들에게 그리 편안히 첫인상을 전해주지는 않는다. 마치 칠하다만 콘크리트 그대로의 모습과 흡사 공사장에 온 것 같이 덕지덕지 매달려 있는 배관설비들….
하지만 가만히 몸담고 있노라면 가슴 저 깊은 곳에 숨쉬고 있던 순수본능을 자극하는 듯 새로움에 대한 한없는 욕구가 피어오르게 한다. 깨끗한 벽지와 페인트로 덧붙여지고 채색된 공간을 너무나도 싫어하는 집주인의 감성은 배관이 그대로 노출된 천장(마치 인체의 핏줄을 의미하듯 배관은 집안 곳곳을 긴밀하게 연결하고 있다.)과 맨살 그대로의 회색빛 순수성으로 표현된다. 화려하지 않음에 더욱더 빛나는 색의 향연이라고 할까. 바닥에는 황토색 느낌의 타일은 더없이 따뜻함을 느끼게 하고 투박한 질감의 콘크리트벽면 위에 미완으로 그려진 꽃과 나무의 그림은 완벽함을 거부하는 듯하지만 더욱더 인간적인 멋스러움을 보여준다.
흡사 버려진 황무지 군데군데 피어나는 생명의 정감어림처럼 빛이 나고 시간의 때를 간직한 조명, 가구, 소품들은 저마다 처한 위치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근엄함과 엄숙함이 느껴지는 공간연출입니다.
다만 그런데도 무겁지 않고 무엇가 절제된 디자인의 멋이 그 안에 살아있습니다.반응형'인테리어&건축'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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