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말이나 개 그리고 풍뎅이, 올챙이, 잡초, 돌멩이........보다도
인간을 더욱 미워하며,
아주 먼 나라의 외국인보다도
우리 둘레의 가까운 사람들을 더욱 미워하게 된다.
역설적인 것은,
부부 사이는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증오하는 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더욱 더 이해하고 사랑할수록
그만큼 더 미워할 수도 있음을 말해 준다.
내가 미워하는 어떤 사람이
나의 미움을 느끼고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그에 대한 미움의 감정은 한풀 꺾이게 된다.
내가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은,
나와 그가 서로 동감하고,
이해할 수 있으며,
서로 사랑할 수도 있음을 말해 준다.
미움보다는 사랑이 좋지만,
고독보다는 차라리 미움이 더 좋다.
나 혼자서 목성 위에 떨어져서 산다고 해 보자.
그 곳에는 가스나 돌멩이밖에 없으며,
사랑할 대상은커녕 미워할 대상도 없다.
그러나 먼 데 있는
별나라만이 고독한 장소가 아니라,
수많은 인간들이 서로 부대끼는
이 지구 또한 고독한 곳이다.
고독하고 삭막한 이 세계에 차라리
내가 미워할 사람이라도 있다는 것은 천만다행이다.
내가 어떤 이를 미워함은,
그가 나의 미움을 이해할 수 있음을
그리고 그가 나를 이해해 줄 수 있음을 증명해 준다.
나의 마음이 향할 수 있는 그가 있음에,
나는 반가워해야 하고 고마워해야 할 것이다.
(모셔온 글)
무엇보다도 가까이 있는 이에게는 기대를 하고 질투를 하게 됩니다.
우리가 거리가 있는 이들이나 무관한 이들은 아예 생각의 영역에
머무르게 되지 않습니다.
사랑은 역설적이게 아주 지독한 미움의 대상이 될 수 있고, 미움은 역설적으로 아주 절친한 만남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정작 두려운 것은 무관심과 무시입니다.
이것은 서로가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공유하지 못하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