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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양한 생명들과의 대화가 너의 군생활을 편안하게 하리라.
    세상살이 2021. 3. 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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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세상에서 가장 비겁하고

    온순한 종족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혜로움을 갖추고 있다.

     

    싸움과 다툼에서 항상 지는 것이 아니라.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불쾌한 상황과 일촉즉발의

    격투?현장에서 나의 본능을

    기가막히게 상황을 인지하고

    자리를 슬그머니 비운다.

     

    그래서인지 나는 운좋은 놈이나

    현명한 놈으로 인식되지

    비겁하거나 무뢰한 인간으로

    취급받지는 않는다.

     

     

    이러한 나의 지혜는 군대생황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되었다.

    어정쩡한 전방, 군기는 별볼일 없었다.

    예비사단에 속해있지만 

    변두리의 대대에 누가 신경을 

    쓸것인가? 문제라면 줄있고

    빽있는 넘들이 편하다고 

    몰려들어서 영내에서의 치열한

    연줄전쟁과 빽전쟁이 항상 

    벌어졌고, 지휘관들조차 사병들의

    뒤배경에 켕겨서 제대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그야말고 000군대의 

    표본이었다.

     

    나는 내가 왜 이 부대로

    오게 되었는지 몰랐다.

    나중에야 나와 같이 이 부대를

    자대로 배정받은 어마어마한 배경을 지닌

    넘때문에 묻혀서

    이 부대로 왔다는 것을 알게됬다.

    그런데 이런 막장 부대에서도

    내 군생활은 일찍이 폈다.

    처음에는 황당했다.

     

    가장 힘든 시간에 보초와 동초 그리고

    매복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다양한 잡일은

    계급과 무관하게 내몫으로 

    할당되었다.

    후임이 바로 왔지만,

    내일을 계속늘어만 갔다.

    연줄없고 별다른 불평없는

    내가 다른 넘들이 보기에는 

    아주 부려먹기에 좋은 흑우였을 것이다.

     

    그러나 자대배치후 7개월 여가

    지난후부터 대우가 완전히  

    달라졌다.

    모든 힘든 잡무에서 해방되었고,

    심지어 모두가 

    짜증스럽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사격훈련과 유격훈련에서도

    열외를 시켜주었다.

    황당한 이유가 만들어져서 알아서 열외가 

    되었던 것이다.

    내일을 그저 막사를 지키고 주위의 나무나

    대대장실 애완용 견-나는 이넘을 찡찡이라고 부른다-

    을 돌보는 것이 전부였다.

    갈구는 고참도 없어지고,

    지휘관들은 특히 나에게 깍뜻이 

    대해주었다. 이유는 알수없었다.

    가장 좋은 기간에 휴가를 주었고,

    특박도 원한다면 어렵지 

    않았다. 도무지 이해할수가 없었다.

    마치 내가 대대장님 위의 직급같았다.

    구보를 하든 단체 기압을 받든

    나의 존재는 다른 이들에게

    아주 소중하게?여겨지는 것 같았다.

    세월이 흘러서 내가 전역을 하게되었다.

     

    ---------------------------------------------------------------

    그때가 되어서 나는 알게되었다.

    내가 왜 그런 고귀한?대접을 받게되었는지...

    나는 처음에 자대에 배치받은 날부터

    잡스러운 일들을

    도맡아하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남들이 싫어하는 일이

    대대주위의 나무가지치기와 견공돌보기였다.

    그러나 나에게는 나무들 그리고

    견공들과의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이었다.

    아무도 나와 함께할려고 하지 않았지만, 

    이것들은 나의 행복감을 충족시켜주었다.

    그래서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나무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친근하게?대해주었다.

    마이클,조슈아,웅비,잔챙이,

    뚜벅이,징징이 등등..모양과 크기에 따라 이름이

    하사?되었고

    어느 새 이들이 나의 진정한 동료가 되었다.

    문제는 바로 거기에 있었다.

    내가 대대호위견?찡찡이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일상화되면서

    우리의 대화를 엿들은 고참이

    바로 정훈장교와 나의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했고,

    몇몇 동기들과 고참들이 나를 세심하게?

    관찰한 결과

    동.식물과의 친근한?대화가

    일상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러나 대대차원에서 관심사병으로

    등록해서 관리하기 

    보다는 대대원들의

    자애로운?관심을 통해서 나를 조용히 

    전역할 때까지 돌보기로

    잠정결정이 났던 것이다.

    그렇다. 나는 위험한 또라이?의 잠재력을 지닌

    그러나 등록되지 못한 관심사병으로

    나도 모르게 대대원들에게 인지되었고

    그로 인해서 나의 

    군생활은 역설적으로? 편안함과 행복감으로

    충만하게 되었다.

    전역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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