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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수는 잔인한 삶의 표현인가, 아니면 삶의 정상화과정인가...
    반드시해라 2023. 1. 2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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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사는 뿌린대로 거둔다.

    아니, 인생사는 뿌린대로 거두어야 한다.

    너무 슬퍼하지마라.

     

    마을에서 소문난 음식솜씨의

    김씨는 삶이 힘들어지고,

    아이들의 병치레가 심해지자

    아내와 둘어서 읍내에 반찬가게를 열었다.

    정성을 다하고 좋은 재료를

    직접 재배하기도 하고,

    손수 선별해서 구매하기도 해서

    김씨의 반찬가게는

    탄탄하게 자리를 잡아갔고

    아이들로 자라면서 병원신세를

    질 일이 거의 없어졌다.

    그 사이에 마을은

    다양한 대기업공장이 들어서고,

    특이한 생태습지가 발견됨에 따라서 

    신도시급으로 급성장을 하게 되었다.

    읍내에도 고층건물과

    다양한 문화컨텐츠가

    서서히 자리잡게 되었고,

    쇼핑몰과 영화관 등이

    들어서면서 외지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맛집과 

    특산품시장도 주변에 생겨났다.

    그 사이에 김씨의 가게가 있는 시장통도 들썩였다.

    시장상인들은 이제 우리는 멋진 신식건물에서

    수도걱정,전기걱정 없이 장사할 수 있겠다고

    기뻐했다.

    그러나, 상황이 쉽게 흘러가지 않았다.

    모건설사가 시장통의 일부를

    현대식으로 개발한다는 명목으로 

    대규모자금력으로 구매하기 시작했고,

    김씨와 그 이웃들도 쫒겨나야할

    위기에 처해있었다.

    건설회사의 매수담당자는 

    저렴하게 그리고 빨리 부지를 매수하기 위해서

    상인들을 협박하고 위협하고

    가짜뉴스를 퍼트렸다.

    특히, 읍내시장통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던

    김씨네 반찬가게는 그 중심에 있었다.

    재료의 부실성과 양념의 오염 그리고

    공정과정에서의 다양한 비위생성을

    가짜뉴스로 만들어서

    지역언론과 이미 매수된 지방방송 그리고

    다양한 하수인들을 통해서

    다양한 경로로 퍼뜨렸다.

    김씨를 비롯한 소상인들은

    당국에 하소연도 하고

    언론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사실무근과 묵묵부답이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화병을 얻었다.

    그리고 결국, 이 세상을 떠났다.

    김씨의 부인은 가게를 헐값에 처분하고

    서울로 떠났다.

    한을 품은채..

    남은 시장통 소상인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결국, 그 가게터에는

    신식쇼핑몰을 품은 주상복합이 들어섰다.

    건설회사 사장은 아주 흡족하게

    쇼핑몰을 둘러보고 행복해했다.

    그리고, 얼마 후 

    건설회사 사장이 이리저리 줄을 대었던 

    정부고위관료와 법조계인사들이

    비리혐의로 법정에 서게 되었다.

     

    사장은 몹시 불안했다.

    본인도 증인으로 법정을 오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 즈음에 유학이라는 명목으로

    해외에서 온갖사고를 친 손자가 돌아와서

    또 다시 다양한 사고를 쳤다.

    마약과 음주운전 그리고 집단폭행..

    참으로 멋진 인생길이다.

    한편으로 자신의 회사 상무로 있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도

    사고를 이어갔다. 여자문제, 비자금문제, 횡령과 배임 등...

    참으로 골치아프게 일이 꼬여갔다.

    건설회사 사장은 법정을 오가면서

    한참을 생각했다.

    대체 내가 왜? 이런 일에 휘말려야 하는가..?

    정직하고 착하게 한길만 보고 살아왔는데..

    자손들은 왜 이리 문제를 일이키는지..

    법정에서 갑자기 녹취록과 CCTV가 공개되었다.

    사장이 직접 뇌물을 주는 광경이

    선명하게 찍혀있었다.

    그 과정에서 어떤 편의를 봐줄 것인지에 대한 내용도

    적나라하게 녹음되었다.

    나라의 여론은 들끊었고,

    사장을 부정부패의 전형처럼

    언론은 도배했다.

    회사의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계열사들은

    자금난에 빠졌고, 이미 시행중인 사업들은

    모두 올스톱상태에 봉착했다.

    우호적이었던 관련회사들과 기업들은

    모두 등을 돌렸고,

    만기가 다가온 어음과 여신들은

    이제 연장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결국, 회사는 망조의 길에 접어든 것이다.

    건설회사 사장은 생각하고 또 생각했지만

    너무도 억울했다.

    그는 회사 옥상에 올랐다.

    이제 구속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회사의 부도는 기정사실화되었다.

    그 와중에서 자손들의 한심한 행동들은 계속되었다.

    조용히 아래를 응시하던 사장은 몸을 던졌다.

    떨어지는 순간에도 억울했다.

    너무도 성실하게 살아온 자신에게 세상은

    너무 가혹했다.

    그리고 그의 등뒤로 읍내에서

    반찬가게를 했던 김씨의 영혼과

    수많은 김씨같은 영혼들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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