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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인가를 먹기 전에 우선 보게 된다. 눈이 먼저 먹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모든 음식에서 적용되는 감각의 원리이지만 특히 차를 마실때 이러한 형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찻잔의 모양새와 그 개성이 주는 분위기를 생각보다 훨씬 강력하고 보는 이로 하여금 다른 것들에 대한 생각을 잃게 만든다.
당신이 만일 배려받기를 원한다면, 상대를 먼저 배려해주면 된다. 당신의 생각과 느낌을 전달하고 싶다면, 상대의 생각과 느낌을 먼저 읽으려고 노력하면 된다. 중요한 모임이나 비중있는 모임에서 어떠한 소품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모임의 격과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 글라스나 잔의 경우에는 특히 그 감성적인 측면에서 의미하는 바가 결코 작지 않다.
잔이 주는 감성은 의외로 크다. 동일한 내용물이라고 하더라고 어떠한 잔속에 담겨있는냐에 따라서 그 가치는 엄청나게 다르게 평가 받는다. 또한 일정한 의미가 있는 행사의 경우에는 어떠한 잔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그 행사의 분위기와 가치 그리고 품격이 달라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