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오늘은 마지막
분리수거일이다.
항상 양보하고
항상 져주고
항상 자신의 몫을
나중으로
미루던 그녀..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
자신에게서 삶의 희망을 갖게
되기를 기대한 그녀..
소소하고 낮은 일을 하는 분들에게
친절하고
명절때 작은 선물이라고 못하면
참지못하는 성격의 소유자인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자신의 삶을
사랑할 수 없게 되었다.
어느 순간 밀어닥친 삶의 후회가
지금까지 그녀를 지탱했던 희망과
삶의 고요함을
무너뜨렸다. 그리고 그녀는
폭풍같이 진저리쳐지는
이 세상과 결별하기로 했다.
이제 그녀는 그녀 자신을 버린다.
다음 생이 있더라도
이제는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
착한 사람은 이렇게 세상속에서
자신을 지우려고 한다.
악한이들이나 악마의 씨앗을
지닌 이들은
그들의 독한 임무를 매순간
충실히 수행한다.
착하고 어진 이들을
이 세상에서 지우는 일...
인생은 누구에게도
공평하지 않다.
삶은 누구에게도 바르지 않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무한 질주를 시작하는
경쟁사회는 삶을 선과악의
교묘한 어울림으로
섞어놓았다.
그리고 그 사회에 회의를 느끼는 이들을
조용히 아주 소리소문없이 지워나간다.